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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한 목사

3월 마지막 주일을 보낸 월요일 아침에



주 안에서 문안드립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많이 힘드시죠? 사회적 거리두기로 혼자 계시는 분들은 외로워서 힘들수 있고 아이들과 하루종일 있는 분들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없어서 힘들 수 있겠습니다. 평소보다 뉴스를 더 많이 보게되고 뉴스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더 드는 생활이 벌써 두 달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지난 3월은 하루도 해가 뜨지 않은 기분입니다. 그랬나요?


2월 24일에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주중모임과 주일예배 자제 상황은 마치 블랙아이스에 미끄러진 것 같았습니다. 당장에 필요한 기술적 내용들(실시간 방송, 동영상 녹화 등등)을 배우느라 정신없이 첫 주를 보냈고 처음 실시간 예배를 생중계 할 때는 방송이 끊기지 않은 것 하나로 만족했습니다. 그 다음 주에는 하나라도 더 잘하고 싶었고 소리와 화면 하나라도 더 깔끔하게, 더 이쁘게, 더 잘 보이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면에 아마추어의 한계를 인정하는 현실을 받아드리며 다음 주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술적 자괴감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날이 갈수록 힘든데 왜 힘이 드는지 모르는 점과 지쳐가는 제 자신에 대한 자책감의 무게 때문에 소나기라도 맞고 싶은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중 아마 어제 주일이 가장 힘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지?"라고 자문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예배는 예배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라고. 현재 우리가 드리는 공예배는 아무리 실시간 라이브로 드려도 살아있는 예배까지는 못 미친다고 아무리 한 마음으로 드려도 함께 예배를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정리가 되는 월요일 아침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공연이나 뉴스방송과 다르게 예배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어제 예배 중 특송이 더욱 은혜가 되었던 것은 합창이었기 때문이죠? 텅빈 예배당에서 여러분과 눈도 맞추지 못하고 여러분이 부르는 찬송가도 듣지 못하고 제 설교에 대한 여러분의 반응도 보지 못하면서 예배를 만들어가는 것이 힘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그리고 예배는 영적 일인 줄 알았는데 그 일에 있어서 그동안 목회자로서 제가 얼마나 회중을 필요로했는지 절실히 깨닫는 정도가 아니라 어제는 절망적이었습니다. 양무리가 없는 목회자에게 쉴만한 물가는 없는 듯 합니다.


요즘 주중에도 한가지라도 집중하는 것이 엄청 힘든 것을 경험합니다. 머리속에 거미줄이 쳐진다고 하는데 꿈에 나올까봐 겁이 납니다. 예배 드리기 전에 서로 나눈 따듯한 대화가 그립습니다. 설교를 들으시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분이나 갸우뚱 하는 분들이 그립습니다. 눈에 초롱불을 켜시고 맞장구 쳐주시는 분들은 너무너무 그립고요. 찬양대와 찬양팀이 만들어내는 경배의 시간이 그립습니다. 같이 예배를 드리는 예배자들이 함께 해야 설교자도 집중할 수 있는데 지금 이 상황이 더 계속될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무거운 아침입니다.


우리가 한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도 우리의 정체는 공동체이고 하나입니다. 하지만 함께 예배를 만들지 못할 때 공동체의 유기적 상태가 연약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공동체에게는 결국 치명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을 요즘 제가 몸으로 체험하는 것 같습니다. 교회는 모이는 공동체로 에클레시아 ecclesia이며 흩어져야 하는 공동체로 디아스포라 diaspora인데 어서 속히 함께 예배를 만들어가는 에클레시아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월요일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합니다.

이승한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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